김진명은 정말 "천재" 작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책 읽기 시작하면, 거의 놓기가 힘들군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철저한 "공부/검증"을 통해서 새로운 역사를 알게 되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일본의 황태자비 납치라는 소재를 시작으로 중국 난징 대학살과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연결하는 그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존경합니다!
김진명의 소설 『신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2014년 출간된 소설로,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은 일본의 황태자비가 납치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일본 최고의 형사 다나카는 납치범이 한국인이며,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실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나카는 납치범을 추적하던 중,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던 한국인 독립운동가와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갈등을 배경으로, 두 나라의 과거를 직시하고 진정한 화해를 모색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탐구와 애국심, 그리고 한일 양국의 화해에 대한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다나카는 일본의 형사이지만,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한국인 독립운동가의 노력에 감동하고, 결국 한국과 일본의 화해에 앞장서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다나카의 모습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양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소설은 2014년 출간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진실을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소설은 2014년 KBS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간단한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의 끔찍한 최후를 묘사한 한성공사관발 제 435호 문서로 표현되는 이시즈카 에조의 보고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묘령의 여인이 가부키 극장에서 마사코 황태자비를 납치하고, FBI의 초청으로 미국에 가 있던 다나카 경시정이 급히 일본에 귀국하여 사건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2014년 1월 8일에 거의 개작되어 새로 출간되었다고 광고 중인 신(新)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스케일이 좀 더 확장된다. 기술할 내용을 봐도 알겠지만 이번엔 난징 대학살까지 떡밥으로 버무렸다. 심지어 이번엔 한중 공동출간 명성황후 시해 120년과 난징대학살 80년을 맞아 한국인과 중국인이 마사코 황태자비를 납치하고, 일본 최고의 수사관인 경시청 민완형사 다나카 마사오가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납치범 검거에 실패한다. 그리고 날아든 범인들의 요구는 뜻밖에도 한성공사관발 보고서와 동경매일신문에 실린 기사 등의 단 2장의 문서. 그러나 일본 정부는 마사코 황태자비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음에도 문서의 존재조차 완강히 부인하는데… 과연 문서가 담고 있는 내용은 무엇이고, 납치범을 추적할수록 드러나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난징대학살의 비밀. 그리고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이은 독도와 댜오위다오 전쟁 시나리오는?
을미사변에 가담했던 고바야카와는 왕비가 숨진 모습을 목격한 당사자로 훗날 이런 기록을 남겼다.
마침 그때, 시위대의 연대장인 현흥택(玄興澤)이 군복을 입은 채 다만 허리에 찬 칼만을 버리고 겁에 질린 걸음으로 나타났다. 어찌 이를 그대로 놓칠쏘냐?! 낭인들의 철권(鐵券)이 그에게 마구 내리 쏟아졌다. 그러나, 현흥택은 겨우 숨을 건져 도망하여 러시아 공사관으로 숨어버렸다. 재수 좋은 사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고 있는 사이 곤녕합 방안에 쓰러져 있는 부인이 민비라고 하는 사실이 누군가로부터 퍼뜨려졌다. 나는 직접 방안으로 들어가 그 쓰러져 있는 부인을 보았다. 이 부인은 아직 침소에서 나온 그대로였는지, 상체엔 짧은 속적삼을 입었을 뿐이고, 허리로부터 아래로는 백색 속옷을 입고 있었으나, 무릎으로부터 그 아래는 흰 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잘 보니, 가냘픈 몸매에 유순하게 생긴 얼굴과 하얀 살결은 아무리 보아도 스물 대여섯살로 밖에는 보이질 않았다.
죽었다기보단 인형을 눕혀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아름답게 영원한 잠이 들어 있었다. 가냘픈 손으로 8도(八道)를 움직여 군호(群豪)를 조종했던 민비, 그 사람의 유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웅혼(雄魂)은 가서 돌아오지 않고, 방안엔 유해를 지키는 단 한 명의 그림자도 없었다. 실로 처참을 극한 광경이었다. 민왕비(閔王妃)의 치명상은 이마 위에 교차된 2개의 칼날 자국에 있었던 모양이다. 누가 어떻게 손을 내리쳤을까? 오전 8시경이 되어서 모두들 제각기 들고 있었던 일본도(日本刀)를 담요에다 말아싸고, 나와 식자생(植字生) 두 사람의 것은 쿠마베(隈部)라고 하는 장한(壯漢)한테 지워서 광화문을 나왔다. 문을 나서니, 구경을 나온 한국인들이 문전(門前) 한 길에 구름처럼 모여서 놀란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며 지나가고 있었다. - 고바야카와 히데오(小早川秀雄)
난징 대학살에 대한 아래 내용은 얼마나 참혹한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줄에 서 있던 포로들의 목이 잘렸다. 두번째 줄의 포로들은 자신의 목이 잘리기 전에 앞줄에 서 있던 포로들의 목이 잘린 몸통을 강물에 던져 넣어야 했다. 살육은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되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2,000명밖에 처리할 수 없었다. 그 다음날 이런 방식의 처형에 싫증이 난 일본군은 포로들을 한 줄로 세운 후 기관총 사격을 가했다. 탕! 탕! 탕! 방아쇠가 당겨졌다. 포로들은 강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강 건너편에 도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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