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 추천하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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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추천하는 책들

by 우티스-노바디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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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일모아 커뮤니티에서 소개된 글인데, 제가 읽고 싶은 분야 쪽 갈무리 해 둡니다. 좋은 책 소개 해 주신 SH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교양 과학

  • 플레인 센스 (김동현): 마모 분들께 특별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현직 수석기장이 직접 쓴 책으로, 오늘날 민간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와 관련 규정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심도 있게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비행기에서 가장 위험한 사고는 무엇일까?", "비행기는 왜 충돌하지 않나?" 등의 질문에 대한 답도 담겨 있습니다. 문장도 좋고 내용도 풍성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구절은 "모든 FAA 규정은 피로 쓰여 있습니다"는 말이었는데요, 금연이나 일반인 조종석 입실 금지 등 복잡한 항공 규정들이 결국 대형 사고를 한 번씩 친 이후에야 하나씩 개선되었다는 점입니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책 제목만을 보면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무슨 말이지?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마지막에 제목의 뜻이 풀리게 됩니다. 무척 독특한 논픽션 과학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생물학 그리고 진화론에서 흔히 접하기 쉬운 오류, 즉 "어느 한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나 "진화는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사다리처럼 이루어진다"는 개념이 왜 위험한지를 설명합니다. 책은 이를 위해 마블 영화에나 나올법한 독특한 과학 빌런 (!) 데이비드 조던의 생애와 업적, 살인 의혹, 그리고 우생학 옹호자로서의 흑역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성소수자인 저자 본인의 삶과 함께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으로, 생물학 교양 과학서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 생명의 물리학 (찰스 코켈): 지구의 시계를 50억년 전으로 돌려서 다시 한 번 리플레이 하면,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생물종이 다시 탄생할까요, 아니면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질까요? 여기에는 2가지 학파가 있는데, 진화는 우연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스티븐 제이 굴드)이 있고, 진화는 필연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합니다. 즉 생명체는 물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만유 인력, 반데르발스 힘, 전자기력, 베르누이의 법칙, 나비에-스톡스 방정식 등과 같은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이고, 따라서 필연성의 요소가 우연성에 비해서 더 크다는 것이 책의 핵심 주장입니다. 생물학과 물리학 교양 과학서를 좋아한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은밀하고 거대한 감각의 세계 (마틴 스티븐스): 동물의 감각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서입니다. 시각, 청각, 촉각, 시각, 미각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없는 전기 감각, 지자기 감각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들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지각을 활용했는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 미움받는 식물들 (존 카디너): 인간들에게 미움받는 대표적인 10가지 잡초를 전문적으로 다룬 과학 교양서입니다. 일용 작물이나 관상화가 아니라, 잡초라는 특이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독특한 책입니다.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은 사실 인간의 농경 노력 없이는 결코 진화하지 않았을 작물이라는 점이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농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교양 과학서로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 (에르빈 토마): 과학자가 아니라 목수의 입장에서 저술한 산림학 책이자 생태 에세이입니다. 나무는 어느 계절과 시점에 베는 것이 가장 좋은가, 베어낸 나무의 우듬지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자연 건조 및 야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 기존의 교양 과학서에서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목재가 가진 건축 자재로서의 매력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 가장 완벽한 시작 (팀 버케드): 새의 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교양 과학서입니다. 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난각(알 껍데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흰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왜 알의 형태는 새의 종류별로 다른지 등등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대중들이 읽기 쉬운 형태로 재미있게 서술한 것이 이 책의 대단한 점입니다.
  •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마이크 브라운): 에리스와 하우메아를 비롯한 태양계 내의 새로운 (왜)행성들을 잇따라 발견해내면서, 결국 세계천문학회(IAU)가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이른바 "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의 자서전입니다. 에리스와 하우메아의 발견에 얽힌 비화, IAU의 명왕성 퇴출 투표 등을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낸 책입니다. 천문학 좋아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앨런 스턴, 데이비드 그린스푼): 명왕성 탐사선으로 잘 알려진 뉴 호라이즌스 호의 여정을 담고 있는 논픽션입니다. 뉴 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예산을 마련하고 선정되기 위해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플라이바이 준비 과정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말만 들어도 심장 쫄깃해지는 플라이바이 3일 전 컴퓨터 다운 사건과 같은 일화들을 읽다보니, 정말 우주 탐험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어쩌다가 명왕성을 죽였나?>도 함께 읽으면 좋은데요, 이 책은 명왕성의 왜행성 강등 사건을 반대하는 뉘앙스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스페이스 러시 - 우주여행이 자살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크리스토퍼 완제크): 이 책은 달과 화성 탐사 등 우주 여행의 어려움과 기술적 난제, 그리고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산업용 발사체 시장의 발전 과정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책입니다. 훌륭하게 잘 쓰여진 교양 과학서입니다. 아폴로 계획이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탄생한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현실 관계를 고려하면 화성 탐사도 결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우주 여행과 개척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블랙홀과 시간 여행 (킵 손):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으로도 유명한 킵 손이 일반 대중을 위해 쓴 블랙홀에 관한 교양서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시작으로 블랙홀의 이론적 배경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실제 관측으로 이어졌는지,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이해가 블랙홀을 통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주요 학술 연구에서 어떤 질문이 등장했는지 등등 블랙홀 물리학의 다양한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1993년에 출간된 이후의 최근 연구(Event Horizon Telescope 등)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천문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기원, 궁극의 질문들 (박창범, 윤성철, 이석영, 최재천, 김대수 등):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다룬 패널 토의 책입니다. 이런 패널 토의 책은 가벼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최근의 학계 흐름과 연구를 다양하고 심도 있게 이야기하는 점이 장점입니다. 초끈 이론가와 실험 물리학자의 은근한 신경전도 엿볼 수 있습니다.
  • 마법에서 과학으로: 자석과 스핀트로닉스 (김갑진): 이 책은 "자성"에 초점을 맞춘 교양 과학서입니다. 교양과학서가 이론에만 치중하여 흥미로운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다양한 응용 분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자성과 스핀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과학서는 본 적이 없는데, 그런 면에서 독특합니다.
  •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레베카 스클루트): 생물학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헬라(HeLa) 세포가 있습니다. 일명 "죽지 않는 불멸의 세포"로 알려져 있고, 영양만 공급하면 무한히 증식하는 특성으로 백신 개발, 복제 세포, 암 연구 등 수많은 연구에서 활용되는 세포입니다. 이 책은 이 세포의 원래 주인으로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를 다룹니다. 연구 윤리가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이라, 본인 동의 없이 채취된 암세포였고, 본인 사망 이후 유족들도 모른 채 전 세계에서 연구 및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형편이며, 심지어는 헬라 세포로 특허료를 받으며 사업하는 기업들도 있죠. 이 책은 헨리에타 랙스의 딸과 주변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헨리에타 본인의 삶을 재구성하고, 헬라 세포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 개인 정보 보호, 과학 및 인류에 대한 유익, 특허 등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북클럽 등에서 다루어도 좋을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도시 공학

  •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과거 한국에서 정차선을 지키면 양심 냉장고를 주는 프로그램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정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들이 많아서였겠죠.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잘못 설계된 도시 신호등 시스템을 개인의 도덕과 양심에게 전가하는 체계 자체가 더 문제임을 지적하면서, "선진국은 있지만 선진시민은 없다"라는 말로 요약합니다. 즉 시민의 도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실수를 아예 저지르지 못하도록 도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선진국의 역량이라는 말입니다. 이 책은 서양의 도시 설계와 한국의 도시 설계를 비교하며 집합적 공간, 발코니, 소외된 도시 건축,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주택 공급, 공간 주도권 등등 무척 흥미로운 도시 공학 주제들을 고찰합니다. 도시공학 및 인문학에 관심있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비지니스, 경영

  • 세상 모든 창업가가 묻고 싶은 질문들 (토머스 아이젠만): 원제는 "Why startup fails"인데요, 왜 스타트업 기업이 실패하나?를 진지하게 연구한 책입니다. "불행한 가정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격언처럼, 스타트업의 실패는 무척 다양한 이유로 이루어집니다. 컨트롤 불가능한 외부적인 환경 요인 (시장 변화)에 의한 실패도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들, 즉 창업자간의 불화, "현실 왜곡장"을 달고 다니는 카리스마 리더가 가진 리스크, 앤젤 투자자들의 펀딩으로 인한 지분 희석, 시장 파악의 실패, 의사회 파워 게임 등등 수없이 많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스타트업 조인을 생각하고 있다면, 혹은 스타트업 기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꼭 권합니다.
  • 도요타의 원가 (호리키리 도시오): 제품 가격을 산출할 때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제품을 설계하고, 구성 부품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한 다음, 이익을 추가하여 가격을 산출합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반대로 시장에 맞춰서 최종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그에 따라 원가를 정하고, 모든 팀이 그 원가를 기준으로 적절한 부품을 선정하면서 원가를 절감합니다. 이 책은 도요타 임원이 직접 저술한 도요타의 원가 절감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쓰이는 연필 하나까지도 원가로 산정하는 집요함에서는 혀를 내두를수 밖에 없었고, 도요타의 차들이 왜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제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만, 다른 곳에서는 읽어본 적이 없는 주제여서 추천 목록에 올려봅니다.
  • 룬샷 (사피 바칼): 이 책은 기업이 어떻게 혁신을 가져오도록 운영할까에 대한 중요한 통찰들을 담고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좋아하다면 이 책도 취향에 맞을 것입니다. 글도 간결하고, 물리학의 상전이(phase-shift)와 같은 개념을 기업에 대입해서 효율적인 조직 규모 방정식을 설명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독립된 연구소 (Google X와 같은)를 운영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와 어떤 승진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도 흥미로웠고, 버나바 부시란 인물에 대해 잘 알게된 점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좋은 책입니다.
  • 더 골 (엘리 골드렛):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공장의 생산 관리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병목 이론"으로 의역할 수 있는 "Theory of Constraint" (TOC)를 직장 소설 형태로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재고 최소화, 의존성 경로, 일회 작업량(batch size) 줄이기, 병목 작업의 개선 등 복잡해보이는 생산 관리의 문제를 직관적인 설명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LG와 같은 큰 기업에서도 이를 도입해서 커다란 효율성 향상을 거두었다고 알고 있구요.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모든 직원들이 100% 열심히 일하는 공장은 최악의 효율을 가진 공장입니다."라는 작중 요나 교수의 말입니다.
  • 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이 책은 훌륭하지만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케팅으로 어떻게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책에서 미국의 유명 껌 회사 위글리의 사례가 등장하는데요, 위글리 사는 "더 오래 가는 향을 가진 껌"으로 제품을 판매하려 했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때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광고를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죠. 책에서는 왜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에 효과적인지를 옥시토신 분비와 기억력의 증진이라는 과학적 측면에서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스토리가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서 고찰하게 된 좋은 책입니다.

 

경제

  • 타잔 경제학 (윌 페이지):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의 수석 경제학자가 지은 디지털 경제학 책입니다. 음반 앨범의 진정한 인기도를 측정하는 방법, 냅스터의 등장과 음반업계의 "비정상의 정상화" 사례, 그리고 기술 기업의 독점이 어떤 면에서 일반 독점과 다른지에 대한 고찰 등등 디지털 시대 경제학이 가지는 특성들을 알차게 한 권으로 꽉 압축해 놓았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행동 경제학 동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다나카 야스히로): 기업의 회계 관련 부서에서 일하거나, 회계 관련 직업을 가지지 않은 이상 일반인들이 회계를 접할 기회는 사실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기업, 그중에서도 주식회사의 발명에 있어서 회계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합니다. 이 책은 복식 부기에서부터 주식회사의 등장과 SEC, GAAP의 등장, 듀퐁 공식과 ROI, 그리고 관리 회계에 이르기까지, 회계사의 굵직한 발명들을 다루고 왜 이런 회계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풍부한 배경 역사와 함께 쉽게 설명합니다. 회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수월한 책이기에 추천합니다.
  •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제목 그대로 쉽게 풀어쓴 마르크스의 자본론입니다.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책을 읽고 난 이후 <자본론>에 대한 감상은, 자본주의 비평서로는 지금도 훌륭한 가치가 있지만, <자본론>의 몇몇 전제와 가정들이 현실세계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낡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에 조금 루즈해지는 측면을 제외하고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위기의 징조들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3인방,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쓴 일종의 회고 (retrospective)입니다. 당사자가 직접 저술한 책이어서 금융 위기의 원인, 확산의 이유, 레만 브라더스 파산에 대한 디테일, 그리고 TARP (긴급 금융 구제 프로그램)와 같이 대중들이 무척 싫어한 정책둘이 왜 필요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내부자의 시각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다만 어느정도 거시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Burton G. Malkiel): 무척 훌륭한 개인 투자 입문서입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런 버핏 식 현금 흐름 투자와 주가의 기대 상승률과 시장 심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 각각의 시각을 모두 다루며, 포트폴리오 이론이 왜 등장했고, 왜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능가하며, 어떻게 해야 human error들을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정치

  •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에즈라 클라인): 오늘날 정치의 가장 큰 특성은 양극화죠.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져서, 계급, 젠더, 인종 등 단층이 존재하는 곳마다 격렬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양극화를 불러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체성(identity)"을 제시하는데요, 즉 정치는 어떤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혹은 가치를 대변하는 그 무엇이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정치적 논의들이 왜 양극화로 흐르는지 그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통찰이 많이 담긴 책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조지 레이코프, 엘리자베스 웨흘링): 무엇이 보수와 진보의 지향점을 가르는지, 은유의 언어가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은유가 정치와 종교에서 왜 그토록 많이 사용되는지를 연결하는 훌륭한 사회심리학 도서입니다. 저는 좋은 책이란 많이 생각하게 만들고, 많이 질문하게 만드는 책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렇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베스트셀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도 유명하죠. 조지 레이코프와 그 제자인 웨일링이 대담 형식을 통해 인지신경학이 정치적 프레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대담 형식으로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전기, 회고록

  •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지미 소니, 로브 굿맨): 디지털 세상을 연 정보 공학의 창시자, 클로드 섀넌의 전기입니다. 인물 전기는 자칫 인물의 생애만 다루다가 주요 업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비 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이론의 핵심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세상에 정말 천재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섀넌은 주식 투자도 잘했다고 하죠. 개인적으로는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섀넌이 "내부자 정보지요."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빵 터졌습니다.

 

심리학

  • 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현대 사회는 뉴스, 쇼핑, 게임, 인스타, 유튜브, 등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수만가지 요소로 가득차 있죠. 이 책은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을 개개인의 약한 의지나 타락한 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쾌락을 좌우하는 신경 물질 "도파민"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도파민"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사회의 중독에 대해 각종 심리학적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짜임새있게 제시합니다. 각종 약물 중독 사연들로부터 시작하여, 삶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도파민의 효과,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가 만들어네는 도파민이 왜 우리를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이끌어가는지까지 흥미롭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 복수의 심리학 (스티븐 파인먼): 종교와 사회는 복수하지 말라고 가르치죠. 하지만 인간에게는 복수를 원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선임의 커피에 침을 뱉는 상상을 하고, 배신한 애인이 고통스럽게 지내기를 원하고, 범죄자에게 최대한 잔혹한 형벌이 내려지기를 원합니다. 이 책은 심리학, 동물학, 그리고 역사학적 논거들을 바탕으로 복수가 일종의 동물적인 본성에 속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종교적, 그리고 법적 고찰들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표지가 좀 촌스럽다는 점, 그리고 결론이 다소 약하다는 점인데요, 그 점을 제외하고는 무척 훌륭한 책입니다.

 

자기 계발

  • Never split the difference (Chris Voss, Tahl Raz): 인질범이 내 가족 2명을 유괴해서 몸값을 요구한다고 해봅시다. 어떻게 인질범과 협상해야 할까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이른바 "절반 협상 전략", 즉 내가 원하는 가격이 50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이 100일때 점점 격차를 줄여 나가다가 마지막에 75에 이르는 협상법은 통하지 않을 것입이다. 절반만 돈을 주고 한 명만 데려올 수는 없으니깐요. 이 책은 경찰의 유괴 인질 협상팀에서 네고시에이터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저자가 직접 알려주는 협상법 책인데요, "절반 협상 전략"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낼 수 있는 협상 기법을 이야기합니다. 상대방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서 내가 원하는 해답을 얻어내는 방법부터, 기업의 협상, 자동차 딜러와 차 가격 협상, 그리고 자녀들과의 노는 시간 협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흥미로운 예제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 Deep work (Cal Newport): 기말고사 전날에는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들이 재미있어지죠. 청소하기, 심지어는 백분 토론도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두뇌가 많은 시간이 필요한 "중요하고 깊은 일"(deep work)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피상적인 일"(shallow work)을 처리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deep work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습관을 바꾸어 deep work에 보다 잘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몰입 상태에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참고로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은 "딥 워크")

[출처: https://www.milemoa.com/bbs/board/1056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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